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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워홀

240207-0208 유쵸 거절, 무인양품 지원, 가츠동야 즈이초

 어떤 동네인지 살펴볼 겸 아침 산책을 했다. 지도로도 알 수 있었지만 주변에 중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있는 학군?동네였고 그리고 그 외엔 주택가가 대부분이었다. 교복 입은 학생, 아기 엄마, 강아지 산책시키는 할머님 등등 평범한 가족 구성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도 했다. 그 복잡한 시부야로부터 버스로 15분 거리에 있는 동네치고는 조용한 동네였다. 그리고 정말 깨끗하기도 했다. 암튼 살기 좋은 동네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대형마트 같은 편의시설은 살짝 걸어가야 했지만 전반적으로 맘에 들었다.
 

눈 그친 뒤 맑아진 날씨와 집 근처 우체국

 
 일본 워홀 왔으면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3가지 중 마지막 '통장 만들기'를 하러 집 근처 우체국을 찾았다. 일단 알아두어야 하는건 일본 워홀러에게 있어서 만들 수 있는 통장은 단 한가지 일본 우체국의 '유쵸 통장'이다. 다른 은행의 통장은 재류 기간 부족으로 다 거절당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외국인이 통장 만드는 것이 참 까다롭다는 것이다. 암튼  '주민 등록된 재류카드'와 '일본 현지 전화번호'가 있으면 그래도 통장을 만들어주는 곳이 일본 우체국이다. 우리나라도 우체국이 우편과 은행 업무를 둘 다 하는 것 처럼 일본도 마찬가지다. 굳이 우체국이 아닌 유쵸 은행으로 가지 않아도,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우체국에 가면 유쵸 통장을 만들어준다. 허나 문제는 지점마다 그 과정이 험난할 수도 있고 수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단 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우체국으로 갔다. 카운터가 딱 두 개인 아주 작은 우체국이었다. 외국인이고 유쵸 통장을 만들려고 왔다고 하자 직원 두 명이서 매뉴얼 책자를 찾아보기 시작하셨다. 그리고 통장 개설 목적이 뭐냐고 묻자 바이토로 받게 될 수입을 보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일자리가 있냐고 물었고 이제 입국 4일차인 나로서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그 직원은 지금 일자리가 결정되어있지 않으면 통장 개설이 힘들다고 말해주었다. 분명 다른 워홀 후기를 봤을 때는 일자리 구하기 전, 아니 애초에 면접 보러 다니기 전부터 통장을 잘만 만들어주던데 여기는 뭐지? 싶었다. 일단 알았다고 하고 5분 거리의 다른 우체국으로 갔다. 그곳에서 통장을 만들러 왔다고 하자 내 재류 카드에 적혀있는 주소를 보시더니 집에서 더 가까운 우체국이 있으니 그곳으로 가라고 했다. 좀 난처했지만 뭐 그럼 면접을 보고 일자리가 정해지면 되는건가 싶어서 바로 면접 볼 곳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무인양품은 자체 이력서 양식이 있어서 프린트해야한다

 
 사실 일자리 후딱 구해버리지 생각은 했지만 걱정이 컸다. 비록 JLPT N1을 따놓기는 했지만 회화에는 큰 자신이 없었고 더군다나 면접까지 봐야한다니. 그래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시부야 스타벅스에 가서 일자리를 검색해보기 시작했다. 일단 가장 먼저 머리 속에 들어온 곳은 '무인양품'이었다. 한국에서도 잘 이용한 브랜드였고 개인적으로 매장 분위기도 맘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검색해보니 마침 시부야 무인양품 바이토 공고가 있었다. 지원은 온라인을 통해서였는데 일단 넣었다. 그것도 가장 빠른 면접 날짜인 2월 9일자 면접으로 지원했다. 조금 뒤 확인 메일이 왔다. 자필 이력서를 지참해야 했기에 이력서 작성도 시작해야 했다. 어쩌다가 이렇게 금방 면접을 보게 되었지만 잘 안되더라도 경험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녁에도 산책을 했다. 동네가 참 맘에 들었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있었다


 
 그 다음 날은 특별한 일이 없었다. 스타벅스에 가서 면접 예상 질문을 정리하고 답변도 적어보았다. 다양한 후기를 읽어보면서 어느정도 감을 잡았다. 물론 지점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어려운 상황을 가정해야 했고 일본어로 보는 면접 자체가 처음이어서 걱정이 많았기에 그만큼 준비도 많이 한 것 같다. 면접 준비를 끝내고나서 시부야 잡화점을 몇 군데 더 둘러보다가 배가 고파져서 저녁을 밖에서 먹었다. 이번에 먹은 곳은 '가츠동야 즈이초'. 오후 6시면 문을 닫는 곳이었고 마침 그때가 5시경이었기에 이때가 아니면 안되겠다 싶어서 가보았다. 
 
https://maps.app.goo.gl/SZeBeRVyVaSZk1Hm6

카츠동야 즈이초 · 41-26 Udagawacho, Shibuya City, Tokyo 150-0042 일본

★★★★☆ · 가쓰동 전문점

www.google.com

가츠동야 즈이초

 
 심플하고 담백하여 맛있었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무언가는 없었지만 맛있었다. 뭔가 맛 표현이 부족한 것 같은데 실제로 엄청 표현할만 한 것이 없다. 그냥 딱 맛있는 가츠동? 누군가한테는 약간 심심한 맛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 자체도 조그만했지만 다들 금방 먹기 때문에 회전율도 빨라서 좋았다. 암튼 다음에 한번 더 올 의향이 있는 가츠동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