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는 최악이었지만 어떻게든 잠은 잤다. 너무 피곤했기에 눈은 바로 감겨서 다행이었다. 전 날에 도착하지 못한 가구는 그 다음 날 오전 그러니까 2월 6일 오전 8시부터 12시 사이에 오는 걸로 재배송 요청을 해놨었다. 전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일본은 뭔갈 배송받을 때 받는 사람이 배송 예정 시간에 집에 있지 않으면 다시 가지고 돌아간다. 집 앞 현관에 툭 두고 가는 쿠팡이 그리워졌다.
암튼 그래서 오전에 가구가 배송 올 때까지 집에 있어야 했다. 아침 7시쯤에 편의점에서 필요한 물 정도만 구매하고 온 뒤 집에서의 기다림이 시작되었다. 가구가 없다보니 참 기다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8시 되자마자 왔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한 11시쯤 왔다. 온 거는 매트릭스, 까는 이불, 덮는 이불, 낮은 책상, 좌식 등받이 였다. 좌식 생활이 익숙치는 않지만 높은 책상과 의자는 비싼 편이니 일단 적응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방을 보니 사야할 것이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시부야로 몸을 향했다. 시부야에 있는 잡화점, 가구점을 모두 다녀볼 생각이었다. 지금이야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로 15분 거리라는 걸 알지만 이땐 버스는 생각 못해서 지하철을 타고 갔다. 지하철도 도보 시간 까지 합쳐도 금방이긴 하지만 버스로 가는 편이 훨씬 편하긴 하다. 시부야 둘러보고나서 시간이 되면 핸드폰도 개통하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도쿄에 여행왔을 때 방문한 시부야에도 비가 오고 있었다. 당시 여행 전에 예매해둔 시부야스카이 예약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비때문에 그 유명한 시부야스카이 야외 전망대에 가지 못하고 실내에만 있었던 안좋은 기억이 있다. 이 날도 시부야는 비가 오고 있었다. 사야할 것이 한바가지였지만 우산까지 쓰면서 많은 짐을 들고 이동하기에는 너무 힘들어보였다. 전 날 힘들게 잤던 때문인지 몸이 피곤하기도 했다. 일단 여러군데 둘러보고 사야할 것이 있으면 체크하고 조금씩 사보는 쪽으로 생각했다.
시부야에는 많은 잡화점이 있었다. 이미 익숙한 무인양품, 이케아에다 시부야 로프트와 도큐핸즈까지. 자취하는 입장에서 시부야가 가까운 것은 행운이었다. 집에 정말 갖춰진 것이 하나도 없었기에 하나하나 조금씩 채워넣어야 했다. 앞으로도 자주 오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요한 절차가 하나 남아있었다. 바로 핸드폰 개통. 전 날엔 비록 시간문제로 실패했지만 이 날안에 꼭 처리하고 싶었다. 시부야의 빅카메라로 가니 1층부터 다양한 통신사들이 즐비해있었다. 한 직원에게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이용하고 싶다고 하니 해당하는 요금제를 몇가지 이야기해주었다. 그 중 그나마 저렴했던 AU 통신사의 요금제를 개통하고 싶다고 했고, 직원이 바로 안내해주었다.
원래 다른 통신사 직영점에서 개통하려면 미리 면담 예약을 해야 했지만, 빅카메라에서는 그 날 바로 개통이 가능하다. 수수료가 살짝 들기는 하지만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보다 이 쪽이 마음이 훨씬 편했다. 온라인으로 개통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직원에게 바로 물어보고 바로 답을 들을 수 있는 오프라인 개통이 훨씬 마음이 편했다. 암튼 그래서 빅카메라에서 AU통신사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로 개통을 완료했다. 직원이 다른 부가서비스를 참 많이 권유하기도 했지만 일단 그건 거절하고 개통만 빨리 하고 나왔다. 이렇게 일본 핸드폰 번호가 생겼다. 미루어놨던 것을 끝낼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점심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했기에 배가 정말 고팠고 집에 들어가기 전 뭔갈 먹고 들어가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간 곳은 시부야의 '상등카레'. 그냥 갑자기 카레가 먹고 싶어져서 간 곳인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웨이팅도 없어서 바로 먹을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https://maps.app.goo.gl/ctp7JBhwvS49s3g6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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