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월 22일
집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이케노우에 역 근처의 'RoJean'이라는 브런치 집에 갔다. 구글 지도 평점이 좋아서 언제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던 곳이었다. 리뷰를 보니 일반적인 브런치 가게랑은 다른 점이 있었다. 이 가게의 시그니쳐 메뉴는 서양식 스프였다. 메뉴판에는 Borscht라고 적혀있었다. 사진으로만 봤을 땐 그냥 서양식 스프인줄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보르시'라는 동유럽과 러시아 쪽의 전통 스프였다. 난 이번달 추천 세트 메뉴인 보르시와 치즈토스트 세트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만큼 엄청 따끈따끈한 상태였다. 토마토와 각종 야채가 들어있어서 건강해보이기도 했다. 맛도 있었다. 생각보다 입 맛에 잘 맞았다. 치즈토스트도 충분히 맛있었다. 살짝 비싼게 흠이지만 가게 내부 분위기도 좋았고 이런 흔치 않은 음식을 먹어봤다는 것에 만족스러웠다. 가끔 와 볼만한 것 같다. 다음엔 다른 종류의 보르시를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https://maps.app.goo.gl/poh3ZggYAGARKFP99
먹고 나오고나서는 날씨 좋은 김에 좀 걸었다. 신주쿠 키노쿠니야 서점에 들릴 일도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신주쿠로 갔다. JLPT N1을 가지곤 있어서 읽는 데에는 대체로 문제가 없으나 가끔은 생소한 한자가 나올 때가 있다. 그래서 JLPT보다 광범위하고 더 어려운 한자까지 다루는 칸켄(한자검정시험) 책을 하나 사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루빨리 시험 봐서 붙으려고 하기 보단 개인적인 한자 트레이닝 용이라 기출문제집 보다 개념서가 필요했다. 여러 책을 비교해보다가 하나 구매했다. 나중에 시험 보는게 결정되면 그땐 기출문제집도 사서 풀어봐야겠다. 아래 사진에 있는 책은 나중에 기출문제집 필요할 때 사려고 찍어 놓은 것. 간 김에 신주쿠 애니메이트도 들러서 구경했다.
이 날 저녁에 찍은 노을. 붉은 색과 보라색이 어우러진 하늘이 이뻐서 찍었다.
24년 5월 23일 - 5월 26일
집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먹은 로프케이크. 전에도 언급한 적 있는 이 곳은 일반적인 스타벅스와 살짝 다르다. Neighborhood and Coffee Starbucks Reserve 라고해서 일반 스타벅스보다 더 작고 아늑한 개인 카페 같은 느낌? 그런지 가구랑 분위기 그리고 메뉴까지 다르다. 특히 내가 자주 앉는 테이블이 있는데 그 테이블은 나중에 집에서도 쓰고 싶을 정도로 맘에 들었다. 이 곳에 있는 여러 푸드 메뉴를 먹어봤는데 저 로프케아크가 제일 맛있었다. 종종 문득 생각날정도로 맛있었다. 물론 이 지점 분위기가 일반 스타벅스보다도 맘에 드는 곳인 점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쉬는 날이면 도쿄 이곳저곳 다 다녔었다.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건 뭔가 시간 아깝고 어디라도 가서 구경이라도 해야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젠 도쿄라면 대부분 가봤던 곳이라 감흥이 덜하기도 하고 교통비가 어마무시하기도 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만 하는 건 자중하고 있다. 이젠 쉬는 날에는 집 근처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여유있게 시간을 보내고 싶어지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일본 오고나서 첫 한달까지는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면 이젠 '안정된 생활'의 비중이 더 커진 것 같기도.
이젠 수국의 시기다. 사실 이 꽃이 수국인지 모르고 있었다. 산책로 곳곳에 많이 피어있고 자세히 보니 꽤 이쁘기도 해서 알아봤더니 수국이었다. 검색해보니 도쿄에 수국 축제도 여럿 열린다고 한다. 6월 중순 쯤 되면 한번 구경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 좋은 날의 시모키타자와 에키우에. 시모키타자와 전철역 주변엔 이렇게 상점가가 깔끔하게 조성되어있는데 걷기도 좋은 편이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시모키타자와는 활기왕성한 젊은이들과 빈티지 옷가게가 많은 곳이라고만 하기엔 살기 좋은 요소가 참 많다. 일단 오다큐선과 이노카시라선 두개 다 있기 때문에 신주쿠와 시부야 어느 쪽이든 금방 갈 수 있고, 온갖 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있기도 하다. 이름 알려진 지역인데에는 이유가 확실히 있었다.
24년 5월 27일
근무 끝나고 이른 저녁 먹기. 이 날 간 곳은 시부야의 '토우소바'라는 라멘 가게였다. 근래에는 라멘을 거의 먹지 않았었다. 도쿄에 널린 곳이 라멘집이라 오히려 라멘은 언제든 먹을 수 있는 음식 같이 느껴져서였던 것 같다. 근데 이 날은 유독 라멘이 끌렸다. 츠케멘이나 아부라라멘 이런거 말고 일반적인 진한 국물의 라멘이 먹고 싶어졌다. 이런 날을 위해 킵해둔 곳이 '토우소바'였다. 구글 평점, 타베로그 평점 둘 다 좋은데 그렇다고 해서 사람이 엄청 많아 붐비는 곳 같아보이진 않았다. 메뉴도 크게 라멘과 츠케멘, 그리고 특별 메뉴 하나로 간단하고 그 외엔 오니기리 같은 사이드 몇개 뿐이었다. 오히려 이렇게 메뉴가 간단한 곳이 근본있는 맛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저녁을 이 곳에서 먹기로 했다.
이른 저녁 시간이라 사람이 많이 없었는데 그나마도 다 현지인이었다. 난 '라멘'에다가 오니기리 하나를 추가했다. 음식은 금방 나왔다. 국물은 뜨끈하면서도 진했다. 내가 딱 원한 국물이었다. 이런 돈코츠 라멘이 오랜만이었어서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오니기리는 김이나 별다른 소스가 발라지지 않은 채 날계란과 함께 나온다. 먼저 일부는 라멘 국물과 같이 먹은 뒤 나머지는 날계란과 간장을 섞어먹으라고 적혀있어서 그렇게 먹어봤다. 사실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날계란과 섞어먹는게 신기하면서도 먹을만했다. 예전에 함박스테이크 집에서도 날계란과 밥을 섞어먹은 적이 있어서 날계란이 생소하지는 않았는데 여전히 뭔가 익숙친 않다. 날계란 먹는 문화는 우리나라에선 거의 없지만 일본에서는 꽤 자주 접할 수 있다. 개인적으론 호도 불호도 아니고 그냥 먹을 만하다. 다만 그래도 내가 요리할 때는 항상 구워서 먹는 편이긴 하다. 뭐 암튼 이 곳의 라멘은 정말 맛있게 먹었다. 가격도 오니기리 포함해서 850엔으로 저렴한 편이라 이 점도 맘에 들었다. 진한 돈코츠 국물이 그리워질 때 또 와봐야겠다.
https://maps.app.goo.gl/g9AkSyfsnNLAu2A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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