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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워홀

240517-0521 나카요시, 와세다대 구경

24년 5월 20일

 

 근무 끝나고 저녁 먹으러 간 '나카요시'. 일본의 가정식이 먹어보고 싶었다. 외식하게 되면 워낙 종류가 다양하다보니 가정식은 아무래도 우선순위에서 밀리곤 했었다. 허나 이제 몇개월씩 여기 있다보면 외식으로 조금 덜 자극적인 맛도 먹어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시부야쪽 가정식 식당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이 곳 평가가 좋은 편이었다. 시부야 스트림 건물 안에 있었는데 이른 저녁 시간에다 평일인데도 대부분의 자리가 차있었다. 보통 내 근무가 끝나는 시간인 이른 저녁 시간대에 식당에 가다보면 아무리 유명한 집이어도 자리가 비어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는 조금만 더 늦게 왔으면 웨이팅을 할 뻔했다. 내가 시킨 메뉴는 고등어 구이였다. 회나 초밥 같은 생선류는 식당이든 백화점, 마트 어딜 가도 있지만 막상 생선구이는 보기 어려웠기 때문에 먹어보고 싶었다. 거기에다가 낫또도 하나 추가해보았다. 사실 한국에서 낫또를 먹어봤을 때에도 개인적으로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맛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었다. 그래서 일본 마트에 흔하게 널려있는 낫또임에도 불구하고 사서 집에서 먹어볼 생각은 안했었는데 이런 식당에서 나오는 낫또는 어떤가 궁금해져서 추가해봤다.

 

https://maps.app.goo.gl/rHdv3kGXVsi2jHa79

 

나카요시 시부야스트림점 · 일본 〒150-0002 Tokyo, Shibuya City, Shibuya, 3 Chome−21−3 渋谷ストリーム B

★★★★☆ · 일식당 및 일정식집

www.google.com

 

 

 사람이 많아도 음식은 금방 나왔다. 일단 메뉴 구성이 간단해보여도 만족스러웠다. 밥, 된장, 반찬 2개, 그리고 생선에다 내가 따로 주문한 낫또. 특히 밥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게 참 따뜻해보였고 실제로도 그랬다. 조금 찰진 느낌의 밥이었다. 그리고 가장 메인인 생선이 맛있었다. 간도 적당했고 따끈따끈했으며 가시가 있긴 했지만 발라내기 쉬운 편이었다. 반찬도 정확히 뭔지는 몰라도 맛있었다. 낫또는 분명 먹을만한 건 맞는데 낫또의 매력을 새롭게 느끼기에는 부족했다. 그래도 반찬으로서 밥이랑 같이 먹으니 괜찮았다. 암튼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퀄리티에 비하면 가격이 저렴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라멘 같은 자극적인 음식에 지친다면 이곳에서 가정식을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4년 5월 21일

 

날씨가 참 맑아서 밖에 나가고 싶어지는 날이었다. 관광으로는 많이들 가지 않는 곳인 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고 싶었다. 그래서 향한 곳이 와세다대학교. 이 곳으로 정하게 된 것은 캠퍼스 안에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도 둘러보고 싶기도 해서였다. 

 

 와세다 역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니 캠퍼스가 나왔다. 캠퍼스가 여러 군데로 나뉘어져있어서 그런지 이 곳만 보면 그렇게 크진 않았는데 그래도 깔끔하고 이뻤다. 둘러보다보니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이 보였다.

 

 일단 도서관 아래층에 있는 카페에서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 하면 이 카페도 꽤 많이 언급되는 곳이긴 하다. 계란샌드위치랑 커피 한잔을 시켰는데, 계란 샌드위치가 흔히 내가 생각하는 그런 계란 샌드위치가 아니었다. 삶은 계란 하나가 통으로 들어가있는 샌드위치였다. 먹을만은 했는데 그냥 그랬다. 다만 카페에 배치되어있는 테이블이나 의자가 참 이뻤다. 나중에 알고보니까 내가 샌드위치를 먹은 긴 테이블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직접 사 온 테이블이었다. 어쩐지 보자마자 여기에 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역시 평범한 테이블은 아니었다. 암튼 여기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고 나서 위에 있는 도서관에 가보았다.

 

 작지만 인테리어가 이쁜 도서관이었다. 사실 난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읽어보진 않았다. 책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니고 읽는다고 해도 소설보다는 비소설을 선호하다 보니... 무라카미 하루키가 문학계에서 엄청난 존재라는 정도는 알고 있었는데 이 곳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이 이렇게 많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도서관이라기보단 기념관 같은 느낌이었고 오히려 그래서 한번 슥 둘러보기엔 좋은 곳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을 둘러보고 나오니 점심시간 즈음의 시간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전보다 학생들이 엄청 밖으로 나와있었다. 4월에 개강을 했을터니 이제 막 개강한지 얼마 안된 시점의 대학 캠퍼스였다. 북적북적한 모습을 보니 캠퍼스가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대학교에 다닐 땐 북적이는 캠퍼스를 봐도 그냥 별 생각 들지 않았는데, 막상 졸업하고나서 보니까 대학생만의 파릇파릇함이 느껴졌다. 대학생이 아닌 제 3자 입장에서 보니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코로나 사태 때문에 1년 정도 캠퍼스 생활을 안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암튼 날씨 좋은 날에 활기찬 대학 캠퍼스를 와 보니 옛 생각이 꽤 났다.

 

좀 더 둘러보다가 나온 뒤 좀 걸어서 니시와세다 역쪽으로 갔다. 날씨가 좋긴 한데 조금씩 더워지는 것도 느껴졌다. 벌써 여름이 오는게 느껴졌다. 역시 봄 짧은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