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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워홀

240409-0410 우에노 공원, 야나카 레이엔, 타요리

24년 4월 9일

 

비가 억수로 왔다. 바람도 많이 불었다. 비와 바람의 콜라보로 이제 막 만개한 벚꽃들이 많이 떨어져있었다. 만개하기까지도 오래 걸렸는데 만개하자마자 다 떨어지는 걸 생각하니 아쉬웠다. 그냥 올해는 날씨가 벚꽃구경을 돕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길에 떨어진 벚꽃 잎이 나름 이색적인 광경을 자아냈다. 말그대로 벚꽃길이었다. 비바람때문에 사진 찍는게 쉽지 않긴 해도 찍고 보니 이뻤다.

 

 쉬는 날이어도 비가 오니 어디 가기가 애매했다. 그래서 비올 때는 기분도 처진다. 그나마 스타벅스 구석탱이에서 시간 보내다보면 좀 낫다. 스타벅스에서 저번에 맛있게 먹었던 맛차스콘과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오랜만에 애니 굿즈 구경도 할 겸 애니메이트도 갔다. 장송의 프리렌 굿즈들이 예전보다 많이 나와있었다. 1기가 얼마 전에 끝났다보니 본격적으로 굿즈가 나올 시기가 되긴 했다. 굿즈도 좋긴 하지만 얼른 2기 제작도 확정지어줬으면 좋겠다.

 

 저녁 산책할 때에도 벚꽃길은 이뻤다. 또 비가 그쳤다. 담날은 벚꽃구경 하러 어디를 가는게 좋을까 고민했다.


24년 4월 10일

 

고민하다가 향한 곳은 우에노 공원. 사실 선택권이 많진 않았다. 도쿄의 유명한 벚꽃 명소라고 하면 나카메구로, 이노카시라 공원, 치도리가후치, 그리고 우에노 공원인데 이 중 가보지 않은 곳이 우에노 공원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날 정말 날씨가 좋았다. 계속 구린 날씨다가 갑자기 맑아지니 기분도 좋아졌다.

 

 날씨 좋은 날이니 사람 붐빌게 뻔해서 아침 일찍 나섰다. 도착하고 보니 벌써 사람이 많았다. 벚꽃은 아직 잘 피어있었다. 전날 비바람 때문인지 초록색이 조금조금씩 보이긴 했지만 아직 대다수의 벚꽃잎은 잘 버티고 있었다. 우에노 공원에서 벚꽃나무는 공원 가운데 큰 길과 호수를 통과하는 길 이렇게 두 군데에 집중되어있다. 개인적으론 호수 가운데를 통과하는 길에 피어있는 벚꽃길이 참 이뻤다. 뭔가 더 가까이서 벚꽃을 볼 수 있어서기도 하고 호수를 배경으로 벚꽃을 찍는게 더 이쁘게 나와서 인거 같기도 하다. 한참 구경하고 사진찍고 하다보니 시간이 꽤 지나있었다. 저번처럼 우에노에 있는 동물원, 박물관, 미술관은 딱히 관심이 없어서 가지 않았고, 미리 생각해둔 다음 장소로 걸어서 이동했다. 원래 중간에 '가야바 커피'라는 곳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으려고 했으나 역시 사람이 꽉 차있어서 빠르게 포기했다.

 

 그렇게 조금 걸어서 이동한 다음 장소인 '야나카 레이엔'. 원래는 공동묘지인 곳이나 벚꽃길로도 유명한 곳이다. 사실 우에노 공원은 외국인 관광객이 너무 많았다. 벚꽃 자체는 이쁘긴 했지만 '사람반 벚꽃반'이라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그런 곳에 있다가 야나카 레이엔이 오니 북적이는 느낌이 덜했고 뭔가 더 심적으로는 더 안정됐다.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벚꽃 구경하기에는 이 곳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선으로 뻗어있는 길 양옆에 피어있는 벚꽃나무들이 참 이뻤다. 묘지 안쪽도 마찬가지였다. 보통 공동묘지라고 하면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 드는게 일반적이다. 허나 이렇게 벚꽃나무를 한가득 심어놓으니 뭔가 공간 자체가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공동묘지에 벚꽃길을 만든다는 생각이 특이하면서도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걸어서 야나카의 상점 거리쪽으로 향했다. 약간 레트로한 분위기의 상점과 먹거리 가게가 많았고 사람도 꽤 많았다.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예전에 구글맵에 찍어둔 가게인 '타요리'로 갔다.

 

https://maps.app.goo.gl/TJnKE4EKh4ew8EUd6

 

TAYORI · 3 Chome-12-4 Yanaka, Taito City, Tokyo 110-0001 일본

★★★★☆ · 음식점

www.google.co.kr

 

 12시 오픈 직전인 11시45분 정도에 도착했었는데 꽤 유명한 가게다보니 이미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래도 오픈하자마자 자리에 앉을 수는 있었다. 가정식 요리 뿐만 아니라 커피, 디저트, 빵 등등도 있는데 내가 주문한 것은 치즈케익과 커피 한 잔이었다. 충분히 맛있었다. 가게 내부 분위기도 참 아늑하고 좋았다. 또 가게 자체가 정원 안에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현지인들한테도 인기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런 공간에서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렇게 먹고 나와서 우에노 공원 쪽으로 갔다. 우에노 공원에는 사람이 더 많아져있었다. 충분히 많이 보고 찍고 걸은 상태였기에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와서 보니 진짜 이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찍은 사진들이 다 이뻤다. 한동안 날씨가 안좋기만 해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참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