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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워홀

240417 가와고에

2024년 4월 17일

 

옛 에도 시대의 분위기가 남아있어 코에도(작은에도)라고도 불리는 '가와고에'. 도쿄 근교라고 하면 요코하마, 에노시마, 가마쿠라와 함께 꽤 언급되는 곳이다. 하지만 앞선 곳에 비하면 볼륨이 작은 곳이기도 하고 도쿄 시내에서 멀지는 않아도 또 후딱 갔다올 만큼 가까운 것도 아니라, 짧은 일정이라면 선뜻 넣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나도 예전부터 한번 가보려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이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다녀왔다. 내 집에서 가와고에로 가는 건 꽤 귀찮긴 했는데 암튼 이케부쿠로로 가면 가와고에로 바로 가는 전철을 탈 수 있다.

 

 가는 길에 찍은 바깥 풍경. 조금만 지나니 도쿄 밖이구나 하는 느낌이 났다. 또 바깥 날씨가 너무 환상적이었다.

 

 가와고에 역에 도착해도 우리가 관광책에서 보는 가와고에가 바로 나오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가와고에 거리로 가기 위해서는 한 25분정도는 걸어가야 한다. 직접 걸어보니 가와고에 관광이 시간 잡아먹는데에는 이 점도 한 몫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범한 상점가를 따라 무작정 걸어갔다. 걸어가다보니 중간에 신사가 하나 나오기는 했다. '구마노신사'라는 작은 신사였는데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신사였다. 참배를 하거나 오마모리를 사지는 않았지만 지루하게 걷기만 하다가 나온 곳이라 잠시 관심을 환기시키기엔 좋은 곳이었다.

 

 조금 더 걸어가니 드디어 내가 기대한 거리가 나왔다. 위 사진 같은 건물이 줄지어 있었는데 대부분 간단한 먹을거리나 특산물 가게가 들어서 있었다. 거리가 전반적으로 굉장히 깔끔했다. 옛스러운 분위기라고 해도 가게들이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가게를 구경하면서 따라가다보니 가와고에의 마스코트라고도 할 수 있는 종탑인 '토키노가네'가 있었다. 특별한 점은 없지만 고층 건물이 아예 없는 이 곳에 혼자 우뚝 서있다보니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다. 날씨도 한 몫하여 사진 찍기 좋기도 했다. 그리고 그 조금 옆에 이 지역의 특징을 잘 살린 곳으로 유명한 '스타벅스 가와고에 카네츠키도리점'이 있었다. 사실 내가 가와고에에 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인 곳이기도 했다.

 

 

 

https://maps.app.goo.gl/QQXyhJrWjTHnYxBM8

 

스타벅스 가와고에 카네츠키도리점 · 일본 〒350-0063 Saitama, Kawagoe, Saiwaicho, 15−18

★★★★☆ · 커피숍/커피 전문점

www.google.co.kr

 

 오전 시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원래 주말이나 오후시간이면 사람이 미어터지는 곳이라는데 이렇게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내부 분위기는 더 좋았다. 원래도 스타벅스 특유의 가게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 곳은 더 맘에 들었다. 높은 천장과 탁 트인 넓은 창, 그리고 그 뒤로 보이는 작은 정원. 사실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관광객으로 가득 차있으면 다른 느낌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 때 만큼은 정말 좋았다. 마신건 커피 한잔 뿐이지만 그 이상을 느낀 것 같았다.  내가 커피를 거의 다 마실 때 즈음부터 사람들(관광객)이 많아지기 시작해서 사진 조금 더 찍고 서둘러 나왔다.

 

 

 이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뭘 찍어도 이뻤다. 이런 날에 이 곳에 온 게 참 좋은 선택이었다.

 

https://maps.app.goo.gl/HKNo5YAzdfAfDX9FA

 

Kawagoe Pudding · 1-13 Saiwaicho, Kawagoe, Saitama 350-0063 일본

★★★★☆ · 디저트 전문 레스토랑

www.google.co.kr

 

 가게들이 대부분 먹을거리를 파는 곳인데 뭐라도 먹어봐야겠다 싶었다. 여러 군데를 보다가 좀 사람이 있어보였던 '가마고에 푸딩'에서 푸딩을 하나 사먹어봤다. 가마고에의 특산물이 고구마라 재료 중에 고구마가 들어가있고 고구마 과자 하나가 올려져있는게 특징이었다. 일반적인 우유 치즈 푸딩에 비해 고구마 맛이 확실히 느껴지긴 했다. 막 엄청 맛있다 이정도는 아니긴 해도 만족스러웠다.

 

 거리 자체가 엄청 넓진 않아서 짧은 시간 안에 거의 모든 공간을 둘러볼 수 있었다. 역시나 신사도 있었고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먹거리들도 많았다.

 

  거리 안쪽에는 옛 과자를 파는 가게가 많은 과자거리인 '카시야요코쵸'가 있었다. 역시나 고구마 관련 먹거리를 많이 팔고 있었는데 나중에 먹으려고 작은 고구마 빵?을 하나 샀다.

 

 

 

 꽤 분주하게 걷다보니 볼 수 있는 건 다 보고 말았다. 금방이긴 했지만 공간 자체가 맘에 들어서 아쉽진 않았다. 돌아가는 길에 걸으면서 먹을 수 있는 이모코이 하나를 사먹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가와고에역으로 돌아가는 길은 꽤 멀었다. 게다가 더 덥기도 했다. 벌써 초여름인가 싶을 정도로 꽤 더웠다.

 

 

 

 어쩌다보니 가와고에 거리에서 둘러보는 시간보다 이동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볼륨이 큰 곳이 아닌데다가 역에서 거리까지 걸어가야 하는 거리도 꽤 있고 도쿄와도 그리 가깝진 않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관광하러 왔을 때 사람에 따라 만족도가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내게는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꽤 만족스러운 나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