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3월 22일
전에 맘에 들었던 스타벅스에 와서 블로그를 작성했다. 날씨가 좋긴 했는데 어차피 다음날에 큰 이벤트가 있을 예정이라 굳이 어디가진 않았다.
24년 3월 23일
이 날은 원래라면 출근했어야 하는 날이었다. 큰일 아니면 굳이 근무에 변동을 주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날은 애니메재팬 2024에 가야했기에미리 휴무 신청을 해뒀었다. 이 날은 사진보다 영상 찍은게 많아서 차라리 영상 기록을 정리한 것을 올리는게 나을 것 같다.
간단한 참여 소감을 말하자면 '생각보다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사실 일본에 온 지 한달이 넘어가면서 점점 일상에 자극이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걱정과 설렘이 점점 사라지고 평범하고 일상적인 고민(특히 냉장고에 식재료가 얼마나 남아있는지)이 그 자리를 대체해가고 있었다. 물론 단순 여행이 아닌 '살고 있는 것'이다 보니 당연한 과정인 것은 맞다. 허나 조금 심심하긴 했다. 그 와중에 이런 이벤트에 참여함으로써 가끔씩은 새로운 자극에 접하게 한 것은 좋은 결정이었다. 뭔가 내가 한국이 아닌 일본에 살고 있구나를 실감시켜주고 덕질을 함으로써 기분 전환도 되어서 좋았다.
이벤트 자체도 너무 알차게 꽉꽉 채워져있어서 좋았다. 한국에서는 접할 수 없는 큰 규모였고 실내만 진짜 걸어다녔는데도 너무 바빴다. 다음에 또 이런 이벤트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MXVu1IX0A3Q?si=ieOPAAxt_gKoWkM9
24년 3월 24일 - 3월 25일
이틀 동안 근무하고 3월 25일 근무가 끝난 뒤 이른 저녁을 먹었다. 간 가게는 예전부터 눈독을 들이던 '야마모토노함바그'.
https://maps.app.goo.gl/AgJYg3wENo8KRSak6
식사 시간에 갔다면 웨이팅이 길었겠지만 역시 이른 시간에 오니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명란마요 함바그도 맛있다고는 하지만 처음 와본거니 대표 메뉴 야마모토노함바그 단품을 시켰다. 세트 메뉴를 시키면 된장국과 밥도 같이 나오는 듯 했다. 바쁜 시간이 아닌 것 치고는 음식이 나오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편이었다. 또 특이한 점은 식전에 쥬스를 한잔 주시는데 이 쥬스에 들어간 재료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설명해주셨다. 내가 받은 쥬스는 케일과 사과? 등등이 들어가있었다. 이렇게 쥬스 재료 설명까지 해주는 게 굉장히 인상깊었다.
갓 요리된 뜨거운 함바그가 나오는데 이게 생각보다 시각적으로 군침이 돈다. 특히 함바그도 함바그지만 위에 올려진 치즈가 녹아내릴 듯 말듯 하는 모습이 참 맛있어보였다. 토핑된 것 뿐만 아니라 고기를 반으로 자르면 고기 안에도 치즈가 있었다.
일본 가게에서 함바그를 먹은 것은 처음이었다. 뭔가 라멘이나 돈카츠에 비하면 함바그는 외식 메뉴 우선순위에서 밀리곤 했다. 이 가게도 다들 후기가 너무 좋아서 가보기로 한 것인데 확실히 그럴만했다. 고기도 충분히 좋았고 소스와 치즈도 참 맛있었다. 이정도면 일본에서의 첫 함바그로서는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 다만 난 충분하긴 했지만 일반적인 성인 남성의 식사량으로는 단품은 양이 조금 적을 수 있긴 하다.
24년 3월 26일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근무가 아닌 날만 되면 비가 오는 느낌이라 억울했다. 암튼 비올 때는 가기에 만만한 곳은 스타벅스다. 내가 한동안 스타벅스 리저브를 가있는 동안 새로운 메뉴가 꽤 나와있었다. 그 중 맛챠 스콘이 내 눈에 들어왔다. 스콘을 좋아하는 나로서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래도 사실 빵집에 비하면 기대 안되는 것이 맞다. 근데 이 스콘 생각보다 맛있었다. 딱딱하고 잘 부스러지는 스콘이 아닌 부드러운 스콘이었고 맛챠맛도 잘 어우러져있었다. 꽤 단 편인 기존 스타벅스 스콘에 비하면 조금 덜 단 것도 좋았다. 암튼 이 맛챠 스콘 맛있었다.
이 날 유독 비가 많이 왔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더 극성이었다.
24년 3월 27일
언제 비가 왔다는 듯이 날씨가 갑자기 맑아졌다. 날씨가 맑아지니 기분이 좋아져서 이른 시간에 밖에 나갈 준비를 했다. 어디갈까 고민하다가 다이칸야마에 가기로 했다. 사실 예전 도쿄 여행왔을 때 다이칸야마에 가보려고 했었다. 지도 상으로 나카메구로 바로 위에 있길래 메구로강 벚꽃 구경하고나서 다이칸야마도 들리려고 했었다. 다이칸야마가 언덕을 타고 올라가야 하는 것은 물론 이미 벚꽃 구경하면서 엄청 많이 걸었었던 조금 지쳐서 그냥 다른 곳으로 갔다. 다이칸야마에 특별한 관광 명소가 있는 건 아니지만 뭔가 아쉬웠다. 이를 염두해두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다이칸야마, 그 중에서도 다이칸야마 티사이트에 가보기로 했다. 츠타야 서점에 있는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한잔 하고 싶었다.
날씨가 맑은 김에 천천히 걸어갔다. 역시 부자 동네 답게 참 깔끔하고 이쁜 동네였다. 평일 오전이었는데 츠타야 서점엔 사람이 벌써 많았다. 딱 한자리 남아있어서 다행히 앉아서 노트북 할 수는 있었다. 그렇게 커피 한잔을 마시며 노트북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밀린 블로그도 쓰고 애니메재팬 영상 찍은거 정리도 했다.
어느정도 하다가 문득 내가 여행으로 도쿄에 왔던 게 딱 1년 전이라는 사실이 생각났다. 그 때 진짜 벚꽃이 만개했었는데 특히 나카메구로에서 본 벚꽃이 참 이뻤었다. 근데 올해는 날씨가 좀 늦게 풀린 영향인지 벚꽃이 개화하지도 않은 상태였다. 매일 일본 기상청에 들어가서 개화, 만개 예상일을 보는데 매번 뒤로 미뤄지기만 했다. 그래도 한번 직접 두눈으로 아직도 벚꽃 나무들이 앙상한지 확인해봐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나카메구로쪽으로 한번 내려가봤다. 다이칸야마에서 나카메구로 가는 건 내리막길이라 반대 방향에 비하면 훨씬 쉽다.
아 역시 앙상했다. 아직도 겨울인듯한 벚꽃 나무들. 날씨는 이렇게 맑은데 벚꽃이 평소에 비해 늦게 피는 것이 참 아쉬웠다. 하루빨리 날씨가 따뜻해져서 벚꽃이 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https://maps.app.goo.gl/caV5ewgJ5EYjbj2w5
온 김에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저번에 왔을 때 먹으려다가 배불러서 먹지 못한 해피푸딩의 푸딩을 먹어보기로 했다. 사실 일본 푸딩은 편의점에 있는 것도 맛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파는 푸딩이 진짜 맛있다고 하니 한번 맛보고 싶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먹어본 맛은? 충분히 맛있었다. 사실 그만큼 다른 푸딩에 비해 비싸니 그래야 하는게 맞긴 하다. 사실 비싼 만큼 맛있냐 하면 또 그건 아닌 것 같긴 하다. 아무래도 푸딩 자체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 '온 김에 한번쯤 먹어볼만한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 맛이었다. 그래도 가게 외관이나 푸딩을 담아주는 병이나 뭔가 분위기는 있었다. 벚꽃 보면서 먹었다면 딱이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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