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3월 16일 - 3월 18일
시부야에 갈 때마다 보이는 광고판이 스타레일 아케론으로 바껴있었다. 출근할때마다 설렘 한 스푼.
3연속 근무의 마지막인 18일 저녁에 밖에서 뭘 먹을지 고민하다가 간 곳인 ‘키라쿠’. 일반적인 일본 라멘과 달리 중화식 라멘이었는데 국물이 맑은게 특징이었다. 원래 웨이팅이 꽤 있는 편인데 점심을 먹지 않아 이른 저녁에 갔기 때문에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에 관광객이 거의 없고 현지인 위주였던 것도 특징 중 하나. 내가 시킨 것은 ’모야시면‘, 즉 기본 메뉴에다가 숙주(모야시)를 추가한 거였다.
https://maps.app.goo.gl/RmAwRsond1EgKWCk6?g_st=ic
일단 양이 상당했다. 일반적인 1인분 양보다 확실히 많았고 난 다 먹지 못했다. 물론 맛있었다. 뭔가 흔히 사람들이 라멘 하면 떠오르는 국물이 아니었지만 나름대로의 풍미가 충분히 있었다. 딱히 호불호 갈릴 국물이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모야시가 추가되어있는 메뉴를 시켜서 그런지 숙주가 풍부하게 들어있었는데 여기서 쓴 숙주 정말 맛있었다. 오히려 면보다 숙주가 내게는 더 끌렸다. 차슈나 완탕을 추가하는 메뉴도 있고 흔히들 그걸 고르겠지만 여기선 숙주를 추가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듯 싶다.
24년 3월 19일
시부야에 있는 킷사텐 중 꽤 유명한 곳에 갔다. 바로 '차테이 하토우'. 시부야 중심지에서 매우 가까워서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내가 갔을 때는 점심 조금 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https://maps.app.goo.gl/p1w9aXpLNfB5Kteu7?g_st=ic
일단 가게 내부 분위기가 조용한 편이었다. 시부야 한복판에 있는 이름있는 킷사텐치고는 굉장히 정적인 분위기. 약간 직원분들도 정적이셨다. 그래도 친절하셨다. 난 커피와 베이크드치즈케익을 시켰다.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려서 주변을 좀 살펴봤다. 그 중 주방에 있는 찻잔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다 가지각색인데도 이뻤다. 바리스타 직원이 직접 커피를 내려주시는 것도 눈 앞에서 볼 수 있었다. 암튼 그렇게 해서 나온 커피와 케익은 맛있었다. 커피야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치즈케익이 맛있었다. 사실 여러 킷사텐과 카페에서 먹은 케익들보다 맛있었다. 가게 분위기, 소품, 커피 그리고 케익까지 맛있다니 참 맘에 드는 킷사텐이었다.
24년 3월 20일
이 날은 '듄 파트2'를 봐야만 하는 날이었다. 개인적으로 ’듄 파트1‘을 극장에서 재밌게 봤었었다. 원작 스토리는 잘 모르지만 웅장한 사운드와 세계관을 소개하는 시각적인 요소가 너무 멋있었다. 언젠가 파트2가 나오면 그때도 꼭 극장에서 봐야지 생각했었다. 그건 그렇다쳐도 왜 이 날이냐 하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영화 티켓값은 비싼편이다.. 토호시네마 기준으로 어른 한명당에 2000엔이다. 허나 딱히 어렵지 않게 할인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바로 수요일에 보는 것이다. 매주 수요일은 토호시네마 티켓값이 1300엔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수요일에 영화 보는게 좋은데 그렇다보니 3월 15일에 개봉하고 나서 가장 빠른 수요일인 이 날에 영화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예매는 토호시네마 공식 어플로 했고 어렵지 않았다. 대신 여긴 한번 예매하면 정말 웬만하면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한국과 다른 점이었다.
영화보기 전 애매한 시간을 근처 코메다 커피에서 노트북을 하면서 보냈다. 11시 전이었기에 커피 하나만 시켜도 모닝세트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었는데 이번엔 로브빵을 선텍했다. 버터랑 팥이랑 먹으니 나쁘지 않았다.
사실 외국 극장에서 영화보는 것 자체가 처음이어서 언어 때문에 제대로 이해해먹을 수 있을까 좀 걱정이긴 했다. 허나 영어 청해와 일본어자막 독해의 힘겨운 상호보완 덕에 어떻게든 스토리는 대강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는 기대만큼 재밌었다. 일본 극장에까지 돈주고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였다. 집에서 OTT로 보기에는 아까운 영화인건 분명하다. 꼭 극장에서 봐야 그 가치가 발휘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덕분에 일본 극장에서 영화도 보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24년 3월 24일
정말 맑은 날씨였다. 정말 파랑색 그 자체.
이 날 집 주변에 약간 특이한 스타벅스가 있는 걸 발견하고 가보았다. 일단 크게보면 스타벅스 리저브이긴 한데 조그만하고 동네 커피집 같은 분위기의 스타벅스? 파는 메뉴도 리저브 지점 같이 일반 스타벅스랑 달라서 조금 더 비싸긴 했지만 내부 분위기가 노트북 하기 정말 좋았다. 사람이 많기는 해도 북적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맘에 쏙 드는 스타벅스 지점을 발견한 것 같아 좋았다.
그렇게 오전에 카페에 있다가 이 맑은 날씨에 바깥 구경도 좀 할겸 우에노 공원에 갔다. 좀 뜬금없는 결정이긴 하지만 우에노 공원에는 가본 적이 없어서 한번 가보고 싶었다. 원래 벚꽃이 만개하면 굉장히 이쁜 곳인데 벚꽃은 하나도 피어있지 않았다. 올해는 확실히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작년에 비하면 벚꽃 개화가 늦어지는 듯 싶었다.
공원 자체가 크고 잘 꾸며져있고 미술관 박물관 동물원 다 있는 곳이다 보니 관광지로서 왜 유명한지 이해가 갔다.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사실 벚꽃이 없다보니 조금 황량해보였다. 그리고 공원에 있는 미술관, 박물관에서 관심있는 전시가 있던 것도 아니라. 다만 나중에 벚꽃이 만개하면 다시 와봐야겠다.
우에노 공원에서 나와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로컬 느낌 나는 시장으로 유명한 아메요코 시장이 있다. 우에노 공원에 온 김에 한번 가봤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로컬 분위기는 별로 나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만 엄청 많았다. 맛집은 여러군데 있어보이긴 했지만, 뭔가 기대한 시장의 느낌은 아니었다.
시부야로 돌아와서 시부야스크램블 스퀘어에 잠깐 들렸다가 발견한 귀여운 강아지 인형. 가격만 아니면 샀을 것 같다.
여전히 맑고 파란 하늘. 저 멀리 있는 구름도 참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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