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2월 26일
저녁 즈음에 시부야에서 장을 보고 있는데 돈키호테에서 전화가 왔다. 28일 수요일에 첫 근무 가능하냐는 전화였다. 암튼 이렇게 첫 근무 날짜도 정해졌다. 사실 전부터 좀 떨리긴 했지만 첫 근무날이 정해지니 더 떨렸다.
24년 2월 27일
돈키호테에서 근무를 하기 위해서는 친족의 보증이 필요하다. 친족이 일본에 있으면 그냥 그대로 서류를 가져다준 뒤 인감 찍어달라고 하면 되지만, 친족은 커녕 일본에 연고를 둔 아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나로서는 그 서류를 직접 한국으로 보내야했다. 팩스나 다른 방법은 안된다고 했다. 반드시 직접 찍은 도장이 찍혀있어야 했다. 암튼 이래서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국제 우편을 보낼 일이 생겨버렸다. 이왕 보내는 김에 편지지랑 선물도 같이 보냈다. 보내는 과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일본 우체국 홈페이지에서 미리 신고를 해놓으면 바코드가 이메일로 날라온다. 그러고나서 우체국에 가서 둘러보면 어딘가 바코드 찍는 곳이 있는데 거기다가 받아놓은 바코드를 찍으면 택배 송장이 인쇄되어 나온다. 그걸 들고 창구에다 접수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주신다.
24년 2월 28일
돈키호테 첫 근무날. 오티때 시뮬레이션 했던 대로 출근을 기록하고 옷 갈아입은 뒤 일하는 곳으로 갔다. 아침 시간대라 손님이 별로 없어보였다. 직원 아무나 잡고 첫 근무일이라고 쭈뼛쭈뼛 말하자 해당 층 총책임자? 같이 보이는 분에게 데려다주었다. 그 분께 시프트 관련하여 기본적인 설명을 들었고 같이 일 할 다른 직원에게 넘겨주셨다. 구체적인 일 설명은 여기서 딱히 하지 않을 것 같다. 암튼 이 날은 정신이 없었다. 쉬는 시간에도 다른 것 안하고 간단하게만 먹고 그냥 쉬기만 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덧 퇴근 시간이었다. 꽤 피곤했었고 집에 가서 요리해서 먹기 귀찮았다. 그래서 근처에서 포장해서 가져갈만한게 있나 살펴보다가 일본 도쿄에만 체인점을 두고 있는 수제버거집 쇼군 버거가 눈에 띄었다. 언제 한번 시도해보고 싶었던 차라 딱이었다.
https://maps.app.goo.gl/uz4mCqSYBAsda8zf7
사실 난 햄버거세트 하나를 다 먹지 못한다. 그래서 포장을 더 선호한다. 포장이면 반 나눠서 나중에 먹을 용으로 보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는 특이한게 좀 더 작은 사이즈인 하프 버거가 있었다. 나같은 사람을 위한 메뉴다 싶어서 그걸로 주문했다. 집에 돌아오고나서 얼마 있다가 먹었는데 확실히 맛은 있었다. 근데 '하프'가 말 그대로 절반을 말한게 아니었다. 기존 사이즈 대비 한 3,40%? 암튼 꽤 작았다. 사실 난 별 불만없이 오히려 적당하다고 생각하면서 먹었지만 분명 생각보다 너무 작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하프가 딱 절반 정도의 사이즈가 아니다보니 가격 가성비는 떨어질만도. 감자 튀김도 맛있었다. 다른 수제 버거도 맛있는 곳이 분명 있긴 하겠지만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게 먹을 만했다.
24년 2월 29일
어느덧 2월의 마지막 날. 킷사텐에 가보고 싶었다.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신주쿠에 있는 '커피 람부루'에 갔다. 무려 60년 이상 운영 중인 카페라고 한다.
https://maps.app.goo.gl/M3cYbc7qu7M8gpig8
들어가자마자 기존의 카페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뭔가 카페가 아닌 호텔 레스토랑 같았다. 가구나 소품 뿐만 아니라 직원들도 정복을 입고 있는 것도 분위기에 한몫했다. 도심 한가운데 이름이 알려져있는 곳 치고는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많아보이기도 했다.
커피랑 케익 하나를 시켰다. 사실 맛은 그냥저냥이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체험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단순히 커피 마시러 혼자서 이런 곳에 올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특히 한국에는 거의 없는 유형의 카페라 더 한번쯤 와볼만한 듯.
그러고나서 주변에 어디갈까 하다가 키노쿠니아 서점 본점에 가보았다. 건물 전체를 둘러보기엔 너무 커서 다른 층은 가보진 않았고 1층과 만화가 있는 층에만 가봤다. 요즘 뭐가 인기있나 살펴봤다. 그러다 저번에 눈여겨보았던 던전밥 가이드북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도 살까 하다가 겨우 참았는데 다시 또 눈에 들어온 이상 사버리고 말았다.
24년 3월 1일
시부야와 오모테산도 중간쯤에 있던 ’Tinto Coffee’. 걸으면서 마실 커피가 필요해서 들렸는데 사장님이 친절하셨고 커피도 맛있었다.
슬슬 냉장고가 차고 있어서 정리가 필요했다. 다이소에서 냉장고 정리용품을 몇개 사서 정리를 했더니 전보다 훨씬 나아졌다. 혼자 살지만 하루 한끼는 집에서 먹다보니 식재료를 매사 구비해두는 편이라... 그래서 생각보다 냉장고 용량이 아슬아슬할 때도 있었다. 나아아중에 냉장고 살 일 있으면 여유롭게 사야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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