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2월 5일
도심 내에서 단풍을 구경할만한 곳이 있나 찾아보다가 발견하게 된 리쿠기엔. 원래 리쿠기엔은 잘 관리된 일본식 정원이라고 들은 적이 있었고, 언제 한번은 가보려고 했었다. 그치만 이왕 갈거면 벚꽃이 있는 봄이나 단풍이 있는 가을에 가라고 하는 후기를 본 적이 있어서 이제까지 가보는건 미루고 있었다. 이제 딱 단풍이 한창일 때니 지금이야말로 가봐야겠구나 싶어서 아침부터 리쿠기엔으로 향했다. 시부야에서 야마노테선을 타고 코마고에라는 역으로 갔다. 도쿄를 많이 돌아댕겼다고는 하지만 실은 도쿄 북쪽으론 별로 가본적이 없어서 이 부근을 간 건 처음이었다. 아래 사진이 코마고에역이다. 그리고 날씨가 참 좋았다.
코마고에역에서 10분 정도로 걸어가면 나오는 리쿠기엔. 평일 오전이어서 사람이 많진 않았다. 입장료는 300엔이었다.
정원 자체가 넓어서 천천히 둘러봐도 꽤 걸릴 것 같았다. 여유롭게사진을 찍으면서 산책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사진이 잘 찍혔다. 단풍이 많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눈에 띄었다. 초록색 사이에 단풍색이 섞여있는 모습. 단풍이 메인인 곳은 아니었지만 왜 단풍철에 가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여러색깔의 나무들와 호수가 참 잘 어우러져있었다. 그리고 정말 관리가 잘 되어있는 듯 했다. 호수가 정말 깨끗했다.
호수를 따라 걷다보면 이렇게 작은 동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온다. 구글맵 리뷰에 다들 동산 위 풍경이 이쁘다고 한게 기억나서 나도 올라가보기로 했다.
동산 위로 올라가니 정원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이렇게 보니 정원이 얼마나 잘 정돈되어있는지 더 잘 알 수 있었다. 살짝 역광이어서 사진 상으론 햇빛이 안예쁘게 나오긴 했지만 실제로 보면 정말 멋있다.
동산에서 내려와 조금 더 걷다보니 은행나무들도 조금씩 보였다. 이렇게 보니 초록색, 노랑색, 붉은색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 계절이야말로 리쿠기엔을 구경하기 가장 좋은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쭉 한바퀴를 다 돌았다. 다 돌고보니 든 생각은 사실상 공원급 규모라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안에 간단하게 먹을 것을 파는 곳이 있긴 했지만 먹진 않아서 한바퀴를 돌고나니 더 할 건 없었다. 리쿠기엔은 이대로 마무리하고 이왕 온김에 근방에 있는 구 후루카와 정원이라는 곳도 가봐야할 것 같아서 그 곳으로 향했다. 근방이라고는 했지만 생각보다 꽤 걸어야했다. 코마고에 역을 사이에 두고 리쿠기엔과 반대쪽에 있엇기 때문이었다. 한 20분 안되게 걸어간 것 같다.
그렇게 도착한 구 후루카와 정원. 사실 리쿠기엔과 세트로 입장권을 구매하면 조금 더 저렴하긴 한데 사실 처음엔 여기까지 올 생각을 안했어서... 암튼 여기 입장권은 리쿠기엔보다는 저렴한 150엔이었다.
딱 들어가자마자 보인 큰 단풍나무.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단풍만 보면 이 곳이 오히려 더 좋았다.
사실 이 곳은 유럽식 건물과 장미로 유명한 곳이긴 한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때가 좋지 않았다. 건물은 보수 공사 때문에 천막이로 다 뒤덮여있었고 장미도 일부분만 피어있었기 때문이다. 참 아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치만 단풍을 구경하기에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단풍나무들이 하나같이 크면서도 잎도 엄청 많았다. 처음엔 이 곳까지는 갈까 말까 했는데 결국 가기로 한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리쿠기엔은 규모가 크고 탁 트여있어서 좋았던 한편, 구 후루카와 정원은 작지만 알차서 좋았다. 장미철이 아니라 핵심적인 부분은 느끼지 못한게 아닐까 싶었지만 그럼에도 좋았다. 어쩌면 가을은 장미철이 아니다보니 그만큼 단풍나무에 공을 들인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단풍 사진만 놓고보면 이 곳에서 찍은 사진이 더 좋았다. 암튼 이렇게 리쿠기엔과 구 후루카와 정원을 다녀왔는데 둘 다 정원이라는 점에서 비슷해보이지만 막상은 매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혹여 리쿠기엔에 가는 사람이 있다면 조금 걸어야하긴 하겠지만 구 후루카와 정원까지 다녀오는 걸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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