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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워홀

240930 가을 나들이 (3) - 교토 아라시야마, 후시미이나리 신사, 데마치야나기, 교토국제만화박물관

24년 9월 30일


교토에서의 둘째 날. 아침 일찍부터 향한 곳은 아라시야마였다. 예전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아라시야마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꼭 가보고 싶었다. 교토에 관광지가 정말 많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늦게 가게 되면 사람이 엄청 붐빈다. 그래서 정말 제대로 즐기고 싶은 곳이 있으면 그 곳은 아침 일찍 가는 편이 좋은데 내게 있어서는 아랴시야마가 그런 곳이었다. 암튼 그래서 아침 일찍 아라시야마로 출발하게 됐다. 내가 숙소를 오미야 근처로 잡게 된 것도 아랴시야마까지 직통으로 연결되는 노면전차 '란덴열차'를 오미야역에서 탈 수 있기 때문이다.

 
란덴열차를 탈 수 있는 오미야역은 지하철 오미야역과는 다른 곳이었다.

 
 노면전차인 란덴열차. 예전에 에노시마 갔을 때 찬 에노덴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아라시야마 도착. 이 시간에는 딱히 문 연 곳은 없어서 우선 대나무숲으로 향했다.

 
 아라시야마 대나무숲. 아랴시야마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기대만큼 좋았다. 생각보다 넓지 않아서 둘러보는 데 금방이었고 사람도 꽤 많아서 느긋하게 즐기지는 못하긴 했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확실히 대나무가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대나무 만의 운치?라고 해야하나. 산책로도 깔끔하게 조성되어있었다. 근데 여기 오려면 낮 시간대는 피해야할 것 같았다. 그나마 아침이라서 사진도 찍고 싶을 때 멈춰서 찍을 여유가 있었지 사람이 미어터진다면... 이처럼 고요한 분위기는 전혀 없을 것 같았다.

 

 대나무숲에서 나와서 내려가니 강이 나왔다. 유튜브에서 봤던 아라비카 커피도 이 곳에 있었다.

https://maps.app.goo.gl/mgfV7fK5ncWLj4vC9

 

% 아라비카 교토 아라시야마점 · 3-47 Sagatenryuji Susukinobabacho, Ukyo Ward, Kyoto, 616-8385 일본

★★★★☆ · 커피숍/커피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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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가려고 했던 가게가 웨이팅이 좀 있어서 웨이팅만 걸어놓고 다시 강가로 나왔다. 마침 아라비카 커피 응커피가 오픈 직전이길래 한번 마셔보고자 줄을 섰다. 웨이팅 순번이 불리면 바로 가야해서 오래 기다리게 되면 못마시겠다 싶었는데 다행히 오픈시간이 되자 줄이 금방 줄어들었다. 커피는 충분히 맛있었다. 바로 다음 가게로 향하느라 여유롭게 마시진 못했는데 강가를 걸으며 마시면 딱 좋을 것 같았다. 따로 마실만한 곳이 마련되어있지 않은 것도 오히려 돌아다니며 경치 보면서 마시라는 의미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웨이팅 순번이 불려서 온 곳은 '빵토 에스프레소토 아라시야마 정원'이었다. 빵토 에스프레소토 하면 오모테산도에 있는 프렌치 토스트 맛집인데 이 곳도 같은 곳이다. 다만 이 곳이 내부와 메뉴가 다르다고 해서 한번 가보고 싶었다.

 
 내부 모습. 확실히 내부 분위기가 오모테산도 지점과 매우 달랐다. 좀 더 전통적인 느낌이 강했다. 여기선 잘 안보이지만 정원을 바라보며 먹을 수 있는 자리도 있었다.

 
 맛챠 프렌치 토스트를 먹을까 하다 이번엔 한번 '계절의 후루츠산도'를 먹어봤다. 음료는 맛챠라떼로 시켰다.

 
 거봉이 들어가있는 후루츠산도와 맛챠라떼. 플레이팅이 이쁜 것도 이쁜거지만 맛도 있었다. 후루츠산도안에 들어가있는 크림이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내가 위장만 컸다면 맛챠 프렌치토스트도 시켰겠지만 이거만으로도 꽤 배불렀다.

https://maps.app.goo.gl/nFQ6MATWwG6j3qdM8

 

빵과 에스프레소와 아라시야마 정원 "에스프레소와" · 45-15 Sagatenryuji Susukinobabacho, Ukyo Ward, Kyoto, 6

★★★★☆ ·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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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다음에 또 아라시야마에 오게 된다면 이 곳도 다시 들를 것 같다. 그 땐 정원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맛챠 프렌치토스트를 먹어야겠다.

 
 먹고나서 강가로 다시 나왔다. 아라시야아메 왔으니 그 유명한 도게츠교를 건너보았다. 사실 다리 자체는 그렇게 특출난건 없었다. 그치만 다리와 함께 보이는 산, 강 그리고 마을이 한때 어우러져 있는게 참 이뻤다. 마침 날씨도 좋아서 여유롭게 걸어다니기 좋았다.

 
 슬슬 아라시야마는 이정도까지 보고 다음 장소로 향했다. 다음으로 갈 곳은 후시미이나리 신사. 사실 아랴시야마만큼 관심 가는 곳은 아니었지만 가서 보고 싶은 곳이 한군데가 있어서 일정에 넣게되었다. 사가아라시야마역에 JR선을 이용해 이나리역으로 이동했다.

 
 사실 내가 보고 싶었던 곳은 바로 이 이나리역이었다. 애니 '내 마음의 위험한 녀석 2기'에 이 역이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 후시미이나리 신사가 꽤 중요한 장소로 나오기도 한다.암튼 특정역이 이렇게 대놓고 나오니까 기억해두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에 교토에 가는 김에 가보기로 했다. 물론 이미 아침시간은 지났기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사진 찍는 것도 쉽지 않았다.

 
 후시미이나리 신사는 굉장히 넓고 가파른 곳이다. 그래서 완전히 다 둘러보려면 거의 '등산'을 해야하는데 이 곳에 그렇게까지 시간을 쓰고 싶진 않았다. 그래도 한 군데 더 보고 싶은 곳까지만 가보기로 했다.

 
 사람이 정말정말 많았다. 확실히 여기도 제대로 즐기려면 아침 일찍 오는게 맞다. 

 
 내가 보고 싶었던 곳은 갈림길과 작은 도리이들로 구성된 길이었다. 마찬가지로 내마위 2기 같은 화에 등장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사람에 밀려 쭉 가다보니 정말 갈림길이 있었다. 애니 상에선 양쪽 다 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우측 통행이라 올라갈 때는 오른쪽 갈림길로만 갈 수 있었다. 애니에선 오른쪽 갈림길로 올라간 이치카와가 야마다에게 고백하는데 정확히 어느 부근에서 고백하는지는 찾기 어려웠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여유롭게 걸을 수가 없었다. 암튼 이렇게 후시미이나리 신사에서의 목적은 달성했다. 정상까지 올라가려면 1,2시간 정도 더 올라가야했지만 난 다음으로 가야할 곳이 있기에 여기까지만 둘러보고 내려왔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내려와서 후시미이나리 역에서 케이한 본선을 탔다. 그걸 타고 데마치야나기역까지 이동했다. 데마치야나기는 교토 시내에서 꽤 북쪽에 있는 곳이다. 이제까지의 관광지와는 살짝 멀어지는 동네인데 이 곳에 가기로 한 건 '타마코 마켓' 내지는 '타마코 러브 스토리'라는 애니메이션에 주된 배경으로 등장하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데마치야나기역에서 내리면 바로 강이 보인다. 이 강을 건너야 하는데 도로가 있는 다리로 건너지 않고 돌 징검다리로 건너야 했다. 그 이유는 이 징검다리가 '타마코 러브 스토리'에서 중요한 장소로 나오기 때문이었다. 


이 거북이 모양 돌이 있는 징검다리. 모치조가 타마코에게 첫 고백을 한 장소다. 정말 애니에 나온 그대로였다. 

 
 고백 받고 나서 놀란 나머지 물에 빠지는 타마코. 강에 빠진다고 하면 사실 큰일이긴 한데 실제로 보니 수심이 그렇게 깊은 곳이 아니었다. 홀딱 젖어버리는건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사람 북적북적한 관광지에 벗어나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어서 좋았다. 특히 후시미이나리에서 사람 무리에 휩쓸리다시피 하고 난 직후라 더 좋았다. 

 
 그대로 강을 건너서 정말 애니메이션의 주 배경인 시장으로 향했다. 타마코 마켓의 주인공 네 집은 떡집을 하는데 실제로도 유명한 떡집이 그 시장 초입에 있다. 시장쪽으로 향하다보면 사람들이 줄서있는 떡집이 딱 보인다. 줄서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현지인이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당연히 지나칠 수 없었다.

 
 여러 종류의 떡이 있었는데 그 중 난 검은콩, 밤, 그리고 田舎大福라는 떡 총 세 종류의 떡을 하나씩 구매했다. 나중에 먹어봤는데 세 개 다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 교토 오게 되면 성지순례 때문이 아닌 이 떡집 때문에 이 곳에 다시 방문할게 될 것 같았다.

 

 
 떡을 사고나서 시장에 들어갔다. 시장은 조용조용했다. 낮시간이라 그런거 일수도 있긴 한데 애초에 그렇게 규모가 큰 시장이 아니라 원래 이런 분위기인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운치있었다. 자그만 시장에 자그만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느낌이었다.

 
 좀 낡아보이긴 했지만 타마코 마켓과 타마코 러브 스토리 포스터가 여전히 걸려있었다. 사실 꽤 오래된 애니메이션인지라 슬슬 잊혀질만도 하긴 하다. 그래도 가끔씩은 나처럼 오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다. 

 
 시장 끄트머리에 있었던 타마코. 원랜 튀어나오는 어린이 주의용인데,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남아있어서 다행이었다. 성지순례 하는 입장에선 이런거 하나가 참 인상 깊고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시장은 금방 둘러봤고 다시 강변으로 나와 아까 산 떡을 먹어봤다. 떡이 진짜 맛있었다. 특히 저 검은콩 들어가있는 떡이 정말 맛있었다. 교토에 또 오게되면 이 떡집은 꼭 다시 들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더워서 땀도 많이 흘리고 조금 피곤하기도 해서 우선 잠깐 숙소에 돌아가서 쉬었다가 나오기로 했다. 숙소 돌아가서 씻고 한시간 정도 쉬다가 다시 나왔다. 나오고 나서 향한 곳은 도쿄국제만화박물관이었다. 사실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까진 하지 않았는데 잠깐 시간을 보낼만 한 곳으로는 적당해보였다

 
교토국제만화박물관 앞 게시판에서 발견한 타마코 러브 스토리 포스터. 또 만나서 반가웠다.

 
 마침 교토국제만화박물관에서 던전밥 작가인 류코쿠이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사실 던전밥 원작을 읽어보진 않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판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그림이나 다른 곳에서 본 이 작가의 그핌체가 참 멋있다는 생각은 했었다.


이런 던전밥 풍의 분위기가 참 좋았다. 1기 내용 다시 되돌아볼겸 던전밥 2기 나오기전에 원작 제대로 읽어봐야겠다.

 
 생각보다 교토국제만화박물관은 전시하는 게 많지 않았다. 사실 전시장이라기보단 만화 도서관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 그것도 옛날 만화가 좀 많은 편이라 내게는 조금 생소한 만화들이 많았다. 위 사진이 힘들게 찾은 최신 만화였다. 스킵과로퍼도 애니메이션 참 재밌게 봤었는데. 암튼 전반적으로 박물관보다는 옛날 만화들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도서관 같은 느낌의 교토국제만화박물관이었다.

 

 슬슬 배가 고파져서 근방의 식당을 찾기 시작했다. 찾아보다가 결국 가기로 한 곳은 '도쿠라'라는 함바그 스테이크 식당이었다. 어제는 라멘을 먹었으니 이번엔 고기가 먹고 싶어져서였다. 함바그 자체도 꽤 오랜만이기도 해서 먹고 싶었다. 갔는데 마침 브레이크 타임이 끝난 직후여서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명란 마요 함바그에 식사 세트를 추가했다. 고기 사이즈를 두 가지 중에 하나 고를 수 있었는데 밥도 있고 하니 작은 사이즈로 선택했다.

 

 일단 고기를 자르면 터져나오는 육즙이 특징이었다. 따끈따끈한 육즙이 참 먹음직스러웠다. 한 입 먹어보니 바로 맛있었다. 고기가 부드러우면서도 풍미가 있었다. 예전에 시부야에서 오레노함바그 야마모토에서 먹은 것도 맛있었지만 이 곳도 그에 견줄만큼 맛있었다. 같이 나온 밥과 미소 된장도 곁들여서 맛있게 먹었다. 교토에 맛집이 워낙 많고 특히 라멘 맛집이 많아서 라멘을 또 먹을까도 고민했었다. 그치만 이 곳 함바그를 먹어보니 이 곳으로 결정한건 옳은 선택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튼 간만의 함바그는 성공적이었다.


https://maps.app.goo.gl/K2YUj32D2wP1C9iR7

 

도쿠라 교토 산조점 · 일본 〒604-8111 Kyoto, Nakagyo Ward, 高倉東入桝屋町57 京都三条ビル1f

★★★★★ · 일본식 서양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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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화 시킬 겸 걷기 시작했다. 해가 슬슬 지고 있었다.

https://maps.app.goo.gl/RyrrVh4ZUEkAWeGz5

 

Kyukyodo · 520 Shimohonnojimaecho, Nakagyo Ward, Kyoto, 604-8091 일본

★★★★☆ · 문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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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어다니다가 예전에 저장해둔 가게가 있어서 들어갔다. '큐쿄도'라는 가게로 엽서 같은 지류나 문구 관련 용품을 파는 것이였다. 사실 뭐가 있나 싶어서 일단 들어가본거였는데 맘에 드는게 정말 많았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이쁜 지류들이 정말 많았다. 특히 나도 그렇고 엄마가 좋아할만한 것들이 많아서 바로 몇 가지 사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가지 지류를 구매했는데 기본 포장도 이쁘게 해주셔서 좋았다. 영업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딱 들어간거였는데 이 곳에 들른건 정말 다행이었다. 사고 나오니 바로 문 닫을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암튼 의도치 않게 좋은 가게에 들릴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좀 더 걸을까 해서 이번엔 가모 강까지 나왔다. 교토가 나름 도시인데 야경은 도시 같지 않았다. 고층 빌딩이 아닌 아기자기한 가게와 건물들에서 나오는 불빛이 야경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강가에 나와 산책하고 앉아있는 사람들까지. 이런게 흔히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교토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걷다가 가와라마치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이렇게 교토에서의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다음 날은 아침부터 교토를 떠야했기에 교토에서의 관광은 사실상 여기까지였다. 모든 관광지를 가본 건 아니지만 오히려 가보고 싶었던 곳은 다 갔고 모두 잘 즐길 수 있어 정말 만족스러운 관광이었다. 주변에게도 교토 꼭 추천해주고 싶었다. 물론 나도 다시 한번 가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