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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워홀

240501-0502 Satella, 던전밥 전시회

24년 5월 1일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5월의 첫 날. 시부야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킷사텐 '킷사 사테라'에 갔다. 아무래도 시부야가 홈그라운드나 다름없다보니 언제든지 갈 수 있겠지 하면서 미루고 있었는데 이 날은 문득 가보고 싶어져서 갔다. 시부야 중심에서 살짝 벗어나 아오야마쪽으로 가야했다. 고층 건물들 속에 숨겨져 있는 작은 킷사텐. 다른 여느 킷사텐보다도 작은 편이었다. 다행히 웨이팅은 없어서 바로 들어가서 앉을 수 있었고 난 푸딩과 오레그라세를 시켰다. 오레그라세는 연유가 들어가있는 커피라고 했다. 나오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분위기를 감상하다보니 기다릴만 했다. 푸딩이 살짝 특이했다. 보통 푸딩이라고 하면 매끈매끈한 느낌이 드는데 여기 푸딩은 푸딩이라기보단 케익에 가까웠다. 치즈케익에 가까운 식감이었다. 물론 맛있었다. 케익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었는데 맘에 들었다. 오레그라세도는 연유가 들어가있어서 그런지 달달한 편이긴 했다 그래도 맛있었다. 맛도 있었지만 다른 것보다 가게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째깍이는 시계 바늘 소리, 커피 내리는 소리, 그리고 흘러나오는 음악이 참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느낌이었다. 다양한 킷사텐에 가봤지만 뭔가 이 곳이 제일 이상적인 표본의 킷사텐 같다고 해야할까. 암튼 정말 마음에 든 작은 킷사텐이었다.

 

https://maps.app.goo.gl/6D6gpH1WKEbNLk4N6

 

Satella · 青山セブンハイツ 1階, 1 Chome-7-5 Shibuya, Shibuya City, Tokyo 150-0002 일본

★★★★☆ ·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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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5월 2일

 

 미리 티켓을 구입해뒀던 던전밥 전시회에 간 날이었다. 아직 방영중이긴 해도 사실상 올해 2분기 탑 자리를 따놓은 던전밥. 애니화 전에는 특이한 이름 때문에 들어만 봤지 원작은 잘 몰랐었다.  처음 관심이 가기 시작했던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제작사인 트리거가 제작을 맡았다는 것을 듣고나서였다. 예고편만 봐도 때깔이 좋아보였다. 그렇게 보기 시작한 던전밥. 빠져드는건 시간문제였다. 검증된 원작과 제작사가 만나니 흠 잡을 곳이 없는 애니가 되었다. 보기가 아까울 정도로 맘에 든 애니였다. 특히 저번 분기에 장송의 프리렌 1기가 끝나면서 던전밥을 아끼는 마음이 더 커지기도 했다. 암튼 그렇게나 맘에 든 애니다보니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당연히 들었다. 전시 장소가 스카이트리라 집에서 조금 멀기는 했지만 이 참에 오랜만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티켓을 구입했다. 평일 오전이어도 골든위크다 보니 사람이 많았다. 전시회 안에 들어가는 데에도 시간이 꽤 걸렸다.

 

 뭔가 확실히 애니가 '요리'라는 특이하지만 확실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보니 전시도 다른 여타 애니 전시회랑은 다른 새로운 느낌이었다. 이제까지 나온 스토리를 따라가는건 마찬가지였지만 중간중간에 재현되어있는 요리가 눈길을 끌었다. 애니 내에서도 요리 작화가 상당히 좋은데 전시되어있던 요리 샘플도 퀄리티가 상당했다. 애니에 있는 것을 그대로 가지고 나온 듯한 퀄리티였다. 요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품과 스토리 분위기에 맞는 특수효과도 잘 구현되어있었다. 사람이 많아서 앞으로 나아가는게 느려도 워낙 볼거리가 많다보니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애니 제작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전시되어있었다. 트리거 제작 애니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 부분도 정말 맘에 들었다. 특히 실제로 사용된 스토리보드?가 전시되어있어서 신기했다. 완성 전과 후를 비교하는 영상도 나오고 있었는데 애니가 어떻게 연출되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뭔가 이런 부분은 단순 던전밥 전시회라기 보단 트리거 박물관에 가깝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리고 나서는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그림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볼 때마다 그림 분위기가 맘에 들어서 엔딩 크레딧도 볼 맛나네 생각했었던 터라 이 부분도 좋았다. 그림들이 액자에 이쁘게 담겨있어서 그런지 미술관에 온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다행히 사진 찍는 건 허용이라 사진으로 맘껏 담을 수 있었다.

 

 이건 원작 작가님이 전시회 열린 것을 기념하여 그린 그림. 

 

  이것도 전시회 기념으로 그려진 일러스트. 참 작화 자체가 객관적으로 좋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해서 보기 좋았다. 이 이후에는 굿즈 샵이 있었는데 전시회 관련 굿즈는 마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전시회를 보고 나오니 날씨가 정말 좋았다. 온 김에 스카이트리에 올라가볼까 싶다가 예전에 가보기도 했고 예약을 해야하기도 했고, 또 꽤 비싸기도 해서 관뒀다. 그래도 날씨가 좋으니 그냥 돌아가기는 그렇고 좀 걸어가보기로 했다. 스미다강쪽으로 이어져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갔다.

 

 보면 아예 구름이 없는 날씨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뒤로 보이는 하늘이 워낙 파랗다보니 아무렇게나 찍어도 사진이 이쁘게 잘 나왔다. 

 

 스미다강을 건너 스미다 공원까지 걸어갔다. 날씨 좋은 도쿄.

 

 이번 전시회의 전리품. 조금 지출이 있긴 했지만 굿즈 퀄리티가 좋아서 참을 수 없었다. 전시회 자체도 굿즈도 이제껏 덕질한 보람을 느낄만큼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