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워홀

250101 새해 첫 날, 메이지신궁 하츠모우데, étéco bread

해리상 2025. 1. 7. 11:44

25년 1월 1일

 

 평소에 일찍 자는 편이다보니 매년 새해 카운트다운을 보지 못한체 잠들어버리곤 했었다. 이번에도 다를건 없었다. 일어나보니 새해였다. 그래도 뭘 할지는 미리 정해둔 상태였다. 바로 하츠모우데. 일본에서는 새해 첫 날 혹은 1월 3일까지는 신사나 절에 가서 기도를 드리는 문화가 있는데 이게 바로 하츠모우데다. 初詣 한자만 봐도 첫 참배라는 뜻을 알 수 있긴 하다. 암튼 새해를 일본에서 보내는 것도 흔치 않은데 이번기회에 하츠모우데는 꼭 해보고 싶었다. 사실 동네마다 있는게 신사라 어느 신사를 가도 되긴 하지만 이왕 하는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는 메이지신궁에 가서 하츠모우데를 해보기로 했다. 이미 일출시간은 지난 7시반 경에 메이지신궁에 도착했다. 이르다면 이른 시간이긴 하지만 꽤 사람들이 있었다.

 

 이미 한번 와봤던 메이지신궁이지만 확실히 평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확실히 외국인 관광객보다 일본인이 훨씬 많아서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첫 문을 통과하고나서 몇 분 걸어가고나니 나온 두번째 문. 사람이 많이 올 것을 대비해 질서 유지해주시는 분들도 많았다. 

 

 사실 이제까지는 신사에 갔을 땐 이렇게 손 닦는 곳을 신경쓰지 않았었다. 원래는 참배하기 전에 양손과 입 주변을 물로 닦아야 하지만 이제까진 신사에 간다 해도 굳이 참배까진 하지 않았어서 잘 몰랐었다. 오기전에 검색해보다가 알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해봤다. 여기서 살짝 팁이 있다면 헹구고나서 물 닦을 만한게 딱히 없기 때문에 손수건이나 적어도 휴지는 챙겨가는 게 좋다.

 

 그리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하츠모우데 하는 장소가 나온다. 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줄 서고 자기 차례가 오면 일단 동전을 하나 던진다. 여기서 왜인지는 모르지만 동전은 5엔이나 50엔 짜리가 좋다고 한다. 동전을 던지고 나서는 허리 숙여 인사를 두번 드리고 박수를 짝짝 두번 친다. 그리고나서 속으로 기도를 드린다. 기도를 드린다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한번 더 하면 끝이다. 간단해서 좋았다. 사람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하나 싶었지만 그만큼 공간 자체가 넓어서 생각보다 금방 하고 나올 수 있었다. 

 

 하츠모우데를 하고나서 이제 나가는 길. 뭔가 예전에 그냥 관광 차원으로 왔을 때와는 색다른 느낌이라 좋았다. 그때는 단지 산책하기 좋은장소로만 생각됐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와서 하츠모우데를 하는 것을 보니 확실히 중요한 장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는 길에 각종 오마모리나 오미쿠지 같은 것을 파는 곳이 있었다. 원래 이런거 정말 안하는 편이지만 새해 첫 날이기도 하니 오미쿠지는 한번 사봤다. 

 

 여기는 오미쿠지가 살짝 특이했다. 보통 오미쿠지 하면 대길, 길 혹은 흉 같이 운세가 등급별로 나뉘어져있는게 일반적인데 여기는 그렇게 나누기 보단 방향성만 제시하고 있었다. 나같은 경우는 부모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뭔가 대길을 뽑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있었어서 처음 봤을 땐 살짝 당황스러웠다. 그치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오히려 이런 방향성이 사람들을 고루고루 만족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진짜 나가는 길. 아침 햇살 덕분인지 참 이뻤다.

 

 나오고나니 내가 들어갈 때보다 사람이 더 많아져있었다. 이젠 하츠모우데 줄이 더 길어져있었을 것 같았다. 아침 일찍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꽤 추워서 돌아가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려서 따뜻한 라떼 한잔을 시켰다. 일본 같은 경우는 신정이 아닌 구정을 연휴로 하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문 열만한 카페가 스타벅스 같은 체인점 밖에 없다. 그리고 연휴 기간이라서 그런지 항상 북적이던 시부야 시내도 사람이 별로 없었다. 물론 오전 시간이라 그런 거일 수도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적었다. 뭔가 약간 신기한 광경이었다.

 

https://maps.app.goo.gl/2zJpeSP3jyqNBiPG8

 

étéco bread (エテコブレッド) · 2 Chome-42-7 Daizawa, Setagaya City, Tokyo 155-0032 일본

★★★★☆ · 제과점

www.google.co.kr

 

 집 근처 역에서 내리고 집으로 걸어가는데 연휴기간인데도 문을 연 빵 가게가 있었다. 원래도 항상 줄이 있을 정도로 인기있는 빵집인데 연휴기간동안에도 문을 연다고 적혀있었다. 개인 가게는 대부분을 문을 닫는 연휴기간에 문을 연다니 참 신기하면서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상 줄서있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만 한 가게였는데 이번엔 뭔가 새해 첫 날이라 그런지 기분도 좋아서 나도 줄을 서보기로 했다. 빵 가게 내부는 작지만 이쁘고 다양한 빵들이 있었다. 너무 디저트 류도 많긴 했는데 달달한건 땡기지 않아서 크루아상, 메론빵, 그리고 롤빵 하나씩 구매했다. 나중에 하나씩 먹어봤는데 다 맛있었고 그 중에서도 정말 별거 아닌듯 했던 롤빵이 제일 맛있었다. 메론빵도 일반적인 메론빵이 아니어서 좋았다. 살짝 비싼 편이긴 하지만 솔직히 한국 빵보다는 싸서 가끔씩은 들려서 하나씩 사가지고 들어가봐야겠다.